시들은 여름밤이 녹빛으로 눅눅하다. 선호는 거나하게 취해 성록의 오두막을 찾았다. 한평생 기와 아래 몸을 뉘어 온 주제에 허름한 너와 지붕이 도리어 기꺼운 듯 구는 이 도련님이 성록은 영 탐탁잖았다. 남선호. 부름마다 돌아보는 깨진 눈동자가 그러므로 그의 머묾을 허락한 유일한 이유이리라. 내어준 평상 끄트머리에 선호는 흐리게 걸터앉았다. 빈 술병을 연신 기울여 공허로 목을 축이려 들기에 남겨둔 싸구려 술이나마 건네었더니 망설임 없이 들이키는 꼴이 기가 찼다. 이화루의 고급술과 같을 거라 기대 마라. 해가 뜨면 분명 후회할 거다. 퍽 다정한 경고에는 픽 웃어버리며, 그딴 건 어차피 매일 해. "내일이면 너를 내치라는 상소가 빗발칠 거다." 금번에 방원이 강무장에서부터 끌고 온 그 사냥감이 화근이었다. 휘,..